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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망] 언땅
 
2024-02-08 오전 10:53:00 
조회: 211    


언 땅

군 시절, 한겨울이 되면 혹한기 훈련을 받았습니다.
추위를 견디며 야외에서 숙영하는 훈련인데
시간이 제법 흘렀음에도 잊을 수 없는 건
추위가 아닌 단단하게 얼어붙은 땅입니다.
영하의 추위에 얼어붙은 땅은 바위처럼 느껴졌습니다.
텐트 하나를 치는데 반나절은 걸렸던 것 같습니다.
같은 자리가 여름이면 울창한 숲이 된다는
선임의 말은 거짓말처럼 들렸습니다.
언 땅은 쉽게 녹지 않습니다.
땅은 느리게 다가오는 따스함으로 부드러워집니다.
입춘을 지나 경칩이 되면 땅은
호흡하듯 새 생명을 품습니다.
사람의 마음도 그런 것 같습니다.
얼어붙은 마음은 풀어내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따스함과 기다림, 이 모든 것이 필요합니다.
지루하지만 봄은 반드시 옵니다.
녹아내린 땅처럼 사람과 사람의 마음에도
푸근한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따스함과 기다림의 힘입니다.

류 완 / 사랑의 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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