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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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8 오후 2:17: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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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691 |
잠시 전 지인들과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황태구이와 황태탕을 역시도 잘 한다는 식당인데 지인 중 하나가 그 식당을 적극 추천한 때문이죠. “종업원으로 일하는 아줌마가 잘 아는 분인데 음식이 맛있기도 하거니와 덤도 많이 주는” 까닭에 그처럼 솔선하여 가자고 한 것이었습니다.
이윽고 도착한 식당은 점심시간답게 손님들로 왁자지껄하더군요. “어이구~ 또 오셨네요?” 마치 처가를 찾은 사위를 맞는 양 그렇게 ‘버선발로 뛰어’ 나오듯 반긴 아줌마는 우리가 주문한 황태탕 네 그릇에 더하여 보너스라며 별도의 두툼한 계란말이까지 가져다주었습니다,
“와~ 진수성찬이 따로 없네!” 우린 먹기도 전에 딱 벌어진 입이 귀에 가 붙었지요. 식당 아줌마의 후의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일부러 연신 우리 주변을 서성이던 아줌마는 두 개의 추가 계란말이는 물론이요 많이 드시라며 너른 냄비에 별도의 황태탕을 또 갖다주셨으니 말이죠.
덕분에 어제 과음하여 속이 더부룩했던 저의 불편했던 속도 뽀얀 황태탕의 색깔처럼 그렇게 밝게 치환되었습니다. “근데 이렇게 마구 퍼주시다가 망하면 어쩌시려고요?” 지인의 농담에 아줌마는 “망하면 말죠 뭐.”라며 밝게 웃으시더니 우리가 밥을 다 먹은 낌새이자 이번엔 눌은밥이 동동 뜬 구수한 슝늉에 요구르트와 심지어는 커피까지 주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 같이 얼추 파격적인 ‘접대’로 말미암아 배가 남산만해진 저는 만족의 칭찬을 더 이상은 아낄 수 없었지요. “저기(앞에 앉아서 같이 식사를 하신 지인) 선생님의 소개로 처음 왔는데 정말 맛있네요! 6천 원짜리 황태탕이 아니라 차라리 3만 원 그 이상의 호화로운 음식을 먹은 것과 다름없었어요. 정말 잘 먹었습니다! 또 올 게요~”
식당에서 밥을 먹은 손님이 잘 먹었다며 인사를 하는 것 역시도 칭찬의 장르에 들어간다고 보는 시각입니다. 하여간 저의 진심이 담긴 그 인사에 식당아줌마 또한 마찬가지의 인사로 화답하셨으니 말이죠.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저는 평소 타인에 대한 칭찬을 잘 합니다. 이런 습관은 처음 가는 식당에서도 ‘더욱 빛을 발하는데’ 우선 “이 집 음식은 제 입에도 잘 맞네요.”는 기본이며 술이 들어가 기분이 좋아질 무렵이면 회심의, 그리고 2차의 선의의 거짓말까지 동원되죠.
“여기 이 사람이 가자고 해서 오늘 처음 왔는디 조치원(지금의 세종시)에서부터 온 보람이 있네유. 다음에 올 때는 다른 친구들도 죄 데리고 올 게유.” 이러면 십중팔구 좋아하는 건 물론이거니와 어떤 때는 별도의 음식을 서비스로 주는 경우도 없지 않(았)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습니다. 칭찬은 또한 비록 생면부지의 사람일지라도 급속도로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어떤 토양까지를 제공하죠.
오늘 지인의 칭찬으로 인해 우린 시가 5천 원은 족히 될 만한 계란말이를 무려 세 개나 공짜로 마구 먹을 수 있었습니다. 고루한 주장이겠지만 칭찬은 좋은 겁니다. 아울러 선의의 거짓말은 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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