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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돌아온 가방
 
2022-12-23 오후 3:22:00 
조회: 377    


돌아온 가방

시청으로 향하던 열차 안, 빈자리에 앉아 졸고 있었습니다.
얼핏 눈을 떴는데 도착역인 줄 알고 아무 생각 없이 내렸습니다.
내린 뒤 역명을 확인하니 시청역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타려고 황급히 돌아섰지만, 가방을 든 손만
전동차 안으로 향했고 몸은 문밖에 남아 버렸습니다.
가방은 포기하고 문틈에 끼인 옷만 빼내었습니다.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습니다.
역무실로 올라가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2호선은 순환선이라 가방을 찾으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상기된 마음으로 하릴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모자를 쓴 청년이 내 가방을 들고 역무실로 들어왔습니다.
그 장면을 본 청년이 가방을 들고 내린 다음 
반대편 차를 타고 돌아와 준 것입니다.
대견하고, 고맙고 또 얼마나 아름다워 보이던지,
청년은 사례를 하겠다는 요청에도 
목 인사만 남기고 황급히 자취를 감춰버렸습니다.
나도 같은 경우라면 그 청년처럼 했을까요?
아들 또래 청년의 늠름하고 의젓한 행동을 보면서
기분 좋은 미래가 떠올라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김영석 / 시인,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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