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형 인간

회사에서는 업무 처리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 환영받습니다.그러나 집에서도 회사에서처럼업무 처리하듯 가족을 대할 수는 없겠지요.일정에 맞춰 자녀의 시간을 철저히 관리하고부부 문제도 업무 처리하듯 하다 보면 불만이 생깁니다.불만이 있는데 서로의 마음을 맞추지 않고능률과 결과만 치중하게 되면 불만은 상처가 됩니다.어느 가정이나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있습니다.그러나 회복하는 가정이 있다면서로 외면하게 되는 가정이 있습니다.가정은 회사가 아닙니다.성과가 아닌 사랑이 먼저입니다.사랑은 눈에 보이는 결과를 요구하지 않습니다.마음에 남아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됩니다.이득이 없어도 기꺼이 할 수 있는 일,사랑은 보이지 않는 기적이며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입니다.박세환 / 에세이 작가

2024-03-29 21 사랑의 편지

친구

스물이 되면서른이 되면마흔이 되면대단한 사람이 될 줄 알았습니다.세상 사는 일이 쉽지 않아서목소리는 작아지고, 웃음을 잃고발걸음은 느려집니다.어제가 오늘이 되고 내일은 또 오늘이 되는시간의 수레바퀴 속에서당신의 대단한 모습을 보았습니다.흐르는 강물처럼 유연하고햇살처럼 따듯한 마음으로뚜벅뚜벅 걸어가는 당신,삶은 멈추어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무던히 걸어가는 것임을 알려줍니다.공기처럼 햇살처럼 내 삶에 존재하며내 곁을 지켜주었던 당신의 이름은친구김 봄 / 에세이 작가

2024-03-22 66 사랑의 편지

자유의 현기증

현대인들이 많이 느끼는 감정 중 하나는 불안입니다.길을 걷다가도, 가족을 떠올려도, 시험을 앞두거나수많은 선택 앞에서 불안이 밀려옵니다.정보가 많아질수록 불안에서 해소될 것 같지만도리어 쏟아지는 정보는 또 다른 불안을 만듭니다.키르케고르는 불안을 자유의 현기증이라 말합니다.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인간이기에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설명합니다.자유롭고 가능성이 풍부한 존재일수록불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도 합니다.철학자의 말대로라면 끊임없이 선택해야 하는현대인들에게 불안은 필수품일지도 모릅니다.벗어나기 어렵다면 차라리 친해지는 건 어떨까요?불안 또한 내 모습의 일부라 받아들이면서여유로운 미소로 흔들리는 마음을 달래보세요.행복은 불안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닙니다.밀려오는 불안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자신을 사랑할 때 만나는 특별한 선물입니다.류 완 / 사랑의 편지 편집장

2024-03-15 189 사랑의 편지

귀한 존재

다니는 운동센터 대표님의 문자를 받았습니다.“우리 센터의 귀한 가족인 ○○매니저님이소중한 아기가 생겨 출산 준비를 위해 잠시 이별합니다.소중하고 귀한 직원이기에 응원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문자를 보냅니다.”평소에도 이용에 관한 안내가 많았지만 형식적인 문자라 생각했었습니다.그러나 문자가 하나둘씩 겹칠수록 진정성이 느껴지면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회원뿐만 아니라 직원을 대하는 사장님의 마음이 엿보였습니다.소중한 아기를 출산하는 귀한 직원의 경사를 함께 나누고싶은 대표님의 바람이 느껴졌습니다.저도 응원의 마음을 답글로 전했습니다.공백이 채워지지는 않겠지만 직원을 소중하게 여기는대표님의 따뜻한 마음으로 센터는 훈훈해질 것 같습니다.귀하지 않은 존재가 어디 있겠습니까마는어디에서나 그런 대접을 받지는 않겠지요.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참 감사합니다.아기도 귀한 존재로 자라기를 응원합니다.백현숙 / 일본어 강사

2024-03-08 114 사랑의 편지

나의 부모님

어머니는 집안일보다 다른 사람의 일에열심히 하시는 아버지를 불평하셨습니다.아버지는 우리 집 장작보다 다른 집장작을 더 많이 패셨던 분입니다.사실 남을 배려하는 데는 어머니도 뒤처지지 않으셨습니다.먹을 것이 없어 칡뿌리도 캐고 소나무 껍질도벗겨 먹던 시절이었지만 밥 얻어먹으러 온 사람을빈손으로 돌려보낸 적이 한 번도 없으셨습니다.따뜻한 식사와 더불어 위로의 말씀도 잊지 않으셨습니다.지금의 나는 그 시절 부모님만큼 이웃에 너그럽지 못합니다.부모님에 비하면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지만작은 이익 앞에서 비겁하지 말라는 말씀과희생과 섬김의 유산을 마음에 담고 삽니다.떠나신 지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부모님을 생각하면 여전히 눈물이 납니다.지금도 우리 부모님을 가장 존경합니다.희생이 기쁨이 될 수 있음을 가르쳐 주신자랑스러운 나의 부모님입니다.손봉호 / 고신대 석좌교수

2024-02-29 103 사랑의 편지

아이를 믿어주세요

“엄마 너무 놀라지 마. 이번 수학 점수가 **점이야.”엄마와 딸은 마주 보고 웃음이 터졌습니다.문제를 풀지 않고 답만 적어도 받기 어려운 점수입니다.열심히 하지 않았을 뿐, 수학 포기자는 아니랍니다.본인도 충격을 받았는지 제대로 공부하겠다고 다짐합니다.이렇게 빨리 털고 일어나다니 17살이너무 훌륭한 거 아니냐고 대답해 주었습니다.어릴 땐 내성적인 딸이 걱정이었습니다.억울한 일이 생겨도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말하지 못하고집에 와서 엄마 품에 안겨, 우는 아이였습니다.친구에게 딸에 대한 고민을 풀어놓자딸을 믿어 보라는 친구의 말이 마음에 와닿습니다.우리 아이들이 그런 경험을 할 때마다믿고 기다려주는 이가 있음을 알아주면 좋겠습니다.때론 조용한 믿음이 가르침보다 힘이 됩니다.넘어져도 괜찮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일어서게 만듭니다.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믿고 기다려준다면 언젠가는 홀로 서서 활짝 웃고 있을 것입니다.글 / 신영희 (에세이 작가)

2024-02-23 101 사랑의 편지